매육매장(買肉埋墻) - 사 온 고기를 담 밑에 묻다, 남을 더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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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육매장(買肉埋墻) - 사 온 고기를 담 밑에 묻다, 남을 더 생각하다.

매육매장(買肉埋墻) - 사 온 고기를 담 밑에 묻다, 남을 더 생각하다.

[살 매(見/5) 고기 육(肉/0) 묻을 매(土/7) 담 장(土/13)]

푸줏간에서 사 온 고기(買肉)를 담장 밑에 묻는다(埋墻)면 모두 어리석은 행동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모두 감사할 일이다. ‘검은 고기 맛 좋다 한다’는 속담이 있다. 고기의 겉모양만 보고 맛이 있는지 독이 들었는지 내용을 속단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이 말대로 사 온 고기를 잘 살펴보고 해로운 것이 들어 있는 것을 알고선 사 왔던 것뿐만 아니라 가게의 고기를 몽땅 사서 담장에 묻었다면 결코 어리석다고 못한다. 더구나 집이 아주 가난하여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理埋毒肉(이매독육)이라고도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선 宣祖(선조) 때에 정승을 지낸 洪瑞鳳(홍서봉, 1572~1645)의 모친이다. 호가 鶴谷(학곡)인 홍서봉은 仁祖反正(인조반정)에 참가한 후로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했고, 丙子胡亂(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崔鳴吉(최명길)과 함께 화의를 주장한 사람이다. 홍서봉이 어릴 때 집이 매우 가난하여 ‘거친 밥과 나물국도 자주 거를 때가 많았다(疏食菜羹 每多空缺/ 소사채갱 매다공결). 먹을 食(식)은 이 때는 ’밥 사’의 뜻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루는 여종을 보내 고기를 사오게 했다. 고기의 빛깔을 살펴보니 독이 들어있는 것 같아 정육점에 얼마나 더 있더냐고 물었다. 몇 덩이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는 머리 장식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

그리고선 ‘여종을 시켜 고기를 모두 사오게 하고선 담장 밑에 묻었다(使婢盡買其肉 而埋于墻下/ 사비진매기육 이매우장하)’. 홍서봉의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그곳서 고기를 사서 먹은 뒤 병이 날까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훗날 어머니의 이런 마음씨가 천지신명과 통하여 자손들이 반드시 번창할 것이라고 홍서봉이 말했다. 高麗(고려) 이후의 저명인사를 여러 책에서 골라 그들의 훌륭한 말과 선행을 엮은 ‘海東續小學(해동속소학)’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조선 후기의 학자 朴在馨(박재형)의 저작이다.

오늘날에는 이런 불량식품을 판 정육점은 당장 고발당하고 상응한 벌을 받을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악덕 상인들이 근절된다. 홍서봉의 어머니는 모든 것이 어려울 때 조그만 고깃점도 어려울 테고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했을지도 모르는 그 주인을 망하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 틀림없다. 자신에게는 손톱 끝만큼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하고, 없는 일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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